AI 시대를 맞이한 5년차 개발자의 직장생활
올해 들어 회사에서는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원래 우리 팀은 5명이었는데, 1월 1일부터 4명이 되었고, 4월부터는 3명, 그리고 지금은 결국 2명만 남게 되었다.
현재 우리 팀에서 개발 및 운영하고 있는 시스템은 총 5개이다. 그중 나는 4개 시스템을 담당하고 있다.
내가 개발 및 운영했던 시스템이 많았고, 대부분의 일을 나에게 맡기는 상황이 많았다.
나보다 2~3년 이상 경력이 많은 선임 개발자들의 데이터 조회 요청이나 쿼리 관련 검토, 결재 등을 진행하고 있었다.
사실 팀장 퇴사 이전부터도 일부 팀장 역할을 맡고 있었던거 같다.
자연스럽게 여러 시스템에 대한 운영 현황이나 업무 흐름을 파악하게 되었고, 타 부서와 협의가 필요한 내용들도 종종 맡아 처리했다.
그러던 중 3월에 팀장이 퇴사하게 되었고, 이후에는 업무 범위가 조금 더 넓어졌다.
현재는 별도의 팀장 직함은 없지만 팀에서 관리되고 있는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라 타 부서 미팅에 참석하여 업무 협의를 진행하거나 운영 방향을 논의하는 역할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직책이 바뀐 것은 아니지만 조직 변화 과정에서 필요한 역할들을 하나씩 맡게 되면서 이전보다 책임지는 범위가 넓어진 느낌이다.
이런 상황이 된 배경에는 그룹 계열사 이슈도 있다.
기존 IT 조직 전체가 다른 계열사로 이동하게 되었고, 현재는 이동한 회사의 IT 조직과 함께 관리를 받고 있다. 다만 이동한 회사의 IT 조직장도 역시 다른 업무로 매우 바쁜 상황이라 세부 업무까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은 상태이다.
다시 말하지만 현재 남아있는 인원은 나를 포함해 2명이다.
(5명 -> 2명, AI 시대라 가능한 일)
함께 일하는 선임 개발자는 나보다 경력이 2배 이상 많지만 특정 시스템 하나를 2~3년 동안 전담해 왔다.
내가 담당하는 4개 시스템 중에서는 2개 정도만 알고 있고 나머지 2개는 거의 경험이 없는 상태다.
그렇다고 내가 담당하는 시스템들이 가볍거나 중요도가 낮은 시스템은 아니다.
오히려 하나는 해당 선임 개발자가 담당하는 시스템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고, 또 다른 하나는 회사 내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수익 시스템이다.
나머지 2개는 신규 개발보다는 유지보수와 운영 중심의 시스템이다.
다행히 유지보수 시스템들은 문의가 많지 않은 편이라 해당 부분은 선임 개발자가 담당하기로 했다.
결국 현재 나는 핵심 시스템 2개의 개발과 운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클로드 사용하여 두개의 시스템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단순 문의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팀원이 더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메뉴 위치를 찾지 못했거나, 연동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모르고, 사용법을 잘 몰라 발생하는 문의들이 쌓이면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모된다.
실제로 개발해야 할 업무보다 이런 단순 문의 대응에 시간을 쓰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메뉴얼 최신화이다.
기존 메뉴얼을 전반적으로 정리하고, 실제 업무 과정과 화면을 반영하여 최대한 상세하게 작성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다음 단계로는 AI 챗봇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
현재 회사에서는 티켓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데, 여기에 메뉴얼과 FAQ, 단순 문의 사례 등을 지속적으로 등록하여 AI가 답변할 수 있도록 만드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운영 측면만 놓고 보면 기존 티켓 시스템의 AI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문의 등록 → KB 등록 요청 → 승인 → 자동 반영
이런 자동화 흐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프로세스를 만들 필요도 없고, 사용자 입장에서도 익숙한 환경 안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고민되는 부분도 있다.
현재 제공되는 AI 답변 품질이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운 편이다.
질문에 대한 답변이 충분히 정확하지 않거나, 실제 업무 상황에 맞지 않는 답변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별도의 저장소를 구축하고 Claude API 같은 LLM API를 활용해 직접 챗봇을 만드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
물론 그렇게 되면 비용도 고려해야 하고 운영 부담도 생긴다.
반면 답변 품질은 훨씬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
아직은 어떤 방향으로 갈지 결정하지 못했다.
우선은 현재 제공되는 AI 기능을 조금 더 활용해 보고, 실제 문의 데이터를 충분히 쌓아본 뒤 판단할 생각이다.
만약 기대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API 비용까지 포함해서 직접 구축하는 방향도 검토하게 될 것 같다.
어찌 되었든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발자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인원이 줄어든 만큼 예전 방식 그대로 운영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결국 자동화할 수 있는 부분은 자동화하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문의는 시스템이 대신 처리하도록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싶다.
아마 이 고민의 결과도 나중에 또 하나의 글로 남기게 될 것 같다.
역시 AI 시대에는 인력 감소가 충분히 될 수 있다는걸 느끼는 요즘이다.